1993년 3월, 제2창업 5주년을 맞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제2창업 제2기'의 출발을 선언했다. 이와 함께 삼성그룹은 이에 걸맞은 '경영이념'과 '삼성인의 정신'을 재정립하는 한편 새로운 CI를 발표했다.

삼성그룹의 새 워드마크는 타원을 비스듬하게 처리해 동적인 느낌, 혜성같은 느낌, 혁신적인 느낌을 주었다. 기본 색상인 청색은 안전성과 믿음직함을 뜻하는데, 이것은 삼성 고유의 색상으로 '세계제일주의'와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상징하고 있다. 영문로고의 디자인이 정교하게 처리된 것은 '기술주의'를 표방하기 위함이며 전반적으로 누구나 부담없이 평범한 인상을 받게 하면서 '고객중시'라는 핵심가치를 나타내고자 했다.

새롭게 정립된 '경영이념'은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여 인류사회에 공헌한다'였다. 그리고 '삼성인의 정신'에서는 삼성인이 지향하는 정신의 추구영역을 고객·세계·미래에 두며, 또한 이러한 영역에 도달하기 위한 행동적 요소로 협력·도전·창조를 강조했다. 추구영역과 행동적 요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고객과 함께 한다. 고객은 외부고객(소비자·인류) 뿐만 아니라 회사 내 업무 흐름에 있어서도 자기와 관련된 프로세스를 수행하는 사람을 내부 고객으로 인식하고, 모든 사고와 행동의 기준을 고객 우선에 두며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협력정신을 발휘해 나가는 것이다.

둘째, 세계에 도전한다. 삼성그룹이 세계적인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항상 '세계 속의 삼성'을 염두에 두고 세계 수준과 비교해 수준차 극복을 위해 노력하며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어 나가야 한다.

셋째, 미래를 창조한다. 임직원에게는 꿈과 보람, 고객에게는 행복을 제공하는 풍요한 인류사회를 실현하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현재는 물론 미래를 앞서 설계하는 무한탐구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21세기 초일류기업을 지향하는 삼성그룹의 이러한 변화는 그 해 6월의 '신경영 선언'으로 더욱 고조되었다. 현실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자기 반성을 통해 변화의 의지를 갖고, 인간미·도덕성·예의범절·에티켓 등을 기본으로 해 변화의 방향을 한 방향으로 통일하며, 질 위주 경영·국제화·정보화·복합화를 이룩해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인류사회에 봉사하는 21세기 초일류기업이 되자는 의지의 표현이었다.